[인터뷰(5)- 윤숙희 작곡자] "기악곡을 성악곡으로 재창작하는 과정 힘들지만 큰 보람"

"2024년 새 버전 '판타스틱 애니멀즈'도 수 많은 명곡 중에서 선택할 것"

휴먼뉴스 승인 2024.01.30 08:43 의견 0
윤숙희 작곡자

'다빈치의 판타스틱 애니멀즈' 드림팀 인터뷰 순서

(1) 김흥완 총감독(한우리오페라예술단장)
(2) 김주현 음악감독(지휘자)
(3) 이규화 나레이터(성우)
(4) 최신호 영상미디어제작자(비코닉스대표)
(5) 윤숙희 작곡자

윤숙희 작곡자는 '다빈치 판타스틱 애니멀스' 창작 기획단계에서부터 참여한 음악인이다. 한양대학교 작곡과를 졸업하고 이태리 피렌체 국립음악원을 졸업했다.

윤 작곡자는 최근 휴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24년 새로운 버전의 '다빈치 판타스틱 애니멀즈'도 수많은 명곡 중에 선택할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2023년 '다빈치 판타스틱 애니멀스' 창작 기획 단계에서 오케스트라를 위한 음악을 구상할때의 당시 상황과 그때의 생각을 말씀하신다면?

"총감독의 강압(?)에 의해 음악을 맡긴 했지만 '다빈치'라는 이름자체가 주는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다빈치라는 명성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은 지금까지도 명곡이라 찬사를 받는 고전 클래식이라 생각했고 클래식을 즐기지 않는다 해도 들으면 알 듯한, 한마디로 거부감 없는 음악에 가사를 입혀 성악곡으로의 재탄생도 재밌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모든 연령층을 고려했으며 전체 구상도 중요했지만 동물 하나하나의 특징에 집중했습니다. 그 당시는 자다가도 동물들이 보일만큼 큰 스트레스였죠. 엄청난 명곡을 변형한다는 건 두려운 작업 중에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작곡을 진행해오면서 어려웠던 일은?

"작업 기간 동안 편한 날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작업 시작 전에 이미 공연 날짜는 잡혀있었고 약속한 날짜까지 작곡을 끝내야하는 압박이 컸으며 특히 힘들었던 건 기악곡을 성악곡으로 재창작하는 과정에서 가사까지 만들어야 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음악만으로도 벅찬 상황에 번역본 및 구성작가님의 글을 참고해 가사를 직접 만들었거든요. 쉽지 않은 고통의 작업이었습니다"

-보람도 있었을텐데요.

"당연 작품을 무대에 올렸을 때와 관객 반응이 좋았을 때지만 진짜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작품 완성 후 김주현 지휘자의 '작품이 너무 좋습니다'는 나직한 한마디와 연습 시 성악가들의 찬사였습니다. 각자의 노래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들의 곡까지 칭찬해주며 어찌 이렇게 성악곡으로 만들 생각을 했는지 훌륭하다는 한마디 말에 으쓱해지더군요. 어떤 성악가는 갈라 콘서트로 성악만 무대에 올려도 훌륭하겠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관객의 반응도 중요하지만 연주하는 출연자들 모두 이구동성으로 새롭고 재밌는 작업이라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다는 높은 만족도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 어떤 일이든 쉬운 일은 없지만 작곡자께서 '다빈치 판타스틱 애니멀스' 음악 재작곡(편곡 포함)하시면서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느낀 때가 있다면?

"솔직히 창작활동 보다는 교직생활을 오래한 터라 '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과 압박으로 자주 아팠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 약속한 기간 내에 다 완성하고 제본한 악보를 보는 순간 스스로 칭찬했던 기억이 납니다"

-2024년 새로운 버전의 '다빈치 판타스틱 애니멀스' 음악은 어떤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지요?

"공연을 3회 올리면서 보완점도 생기고 좀 더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은 욕심도 생기더라고요. 아직 구체적인 구상은 아니지만 아이들뿐만 아니라 20-30대도 충분히 좋아할 작품이라는 어떤 젊은 관객의 말이 떠오릅니다. 너무 아름다운 클래식이라 접근이 어렵지 않았고 멜로디를 따라 흥얼거렸다고 하더라고요. 새로운 버전도 수많은 명곡 중에 선택할 것 같습니다. 너무너무 많은 명곡들이 남아 있잖아요"

-총감독 또는 지휘자와의 의견 대립시 어떻게 문제를 푸세요?

"총보를 지휘자께 넘기는 순간 다음 창작은 지휘자의 몫이기에 거의 대립할 일이 없었습니다. 지휘자의 해석에 전적으로 맡긴 거죠. 다만 제가 생각했던 템포와 느낌이 많이 다를 경우만 총감독께 말씀드려 전달하도록 했습니다. 오히려 총감독과 의견차는 많았지만 사소한 일들이고 음악적인 면에선 제 고집이 강하기에 나중엔 터치를 포기하더라고요. 매번 저한테 지니까요(웃음)"

-작곡자로서 다빈치 판타스틱 애니멀스 관련 재작곡(편곡) 관련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에피소드? 딱히 떠오르는 것은 없지만 3회 공연 중 2회를 관람했던 지인의 아들이 TV등 미디어에 '환타스틱 애니멀즈'에 쓰였던 음악이 나오면 아직도 동물의 이름을 댄다는 거예요. 헨델의 사라방드가 흘러나오면 바실리스크 노래야! 왕벌의 비행을 듣고 다빈치 할아버지가 불렀는데? 라는 표현을 한다니 은근히 뿌듯하면서도 원작곡가에 송구스런 마음이 듭니다"라고 말했다.

■ 윤숙희 작곡자

1985년 한양대학교 작곡과 졸
이태리 피렌체 국립음악원 졸
이화여대, 한양대, 추계예대, 선화예고등 다수의 대학과 예고에서 강사 역임

[주요작품]
교성곡 '한강 환타지',
오페라 '남과북',
여성합창곡 '단천아리랑'
가곡 '겨울풍경' '아름다운 계절에' 등 다수

/ 장재진 대표기자

저작권자 ⓒ 휴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